5.31지방선거에 대하여

- 주관주의를 혁파하고 대중 속으로 -

김혁만

 

1. 준엄한 심판, 민심이 천심이다! 

  5.31 지방선거가 한나라당의 화려한 부활로 막을 내렸다. 
  탄핵파동의 주역, 수구부패꼴통민족대결정당 한나라당은 불과 2년전의 초라한 몰골에서 환골탈태하여 정권교체의 유력한 대안으로 급부상하였다. 곳곳에는 한나라당의 파란깃발이 휘날리며 역사발전의 전도를 비웃는 듯하다. 
  한나라당 압승, 열린우리당 전멸, 민주당 회생, 민주노동당 답보라는 5.31선거결과는 우리 민중에게 거의 재앙적인 사태이다. 그러면 어찌하여 우리 민중은 이러한 재앙적 선택을 스스로에게 하였는가? 

  2003년 지금의 참여정부, 노무현정권은 참신한 새정치를 바라는 국민대중의 열렬한 지지와 관심 속에 출범하였다. 2002년 효순이미선이 촛불시위의 거대한 군중운동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선거참여운동의 결합 속에 탄생한 노무현 정권은 ‘미국과의 대등한 관계’,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라고 떠들면서 국민대다수의 진보개혁열망을 대변하는 듯하였다. 집권초기 노무현정권은 국회 다수파인 한나라당등 보수진영의 파상공세에 합리적-그러나 무능한 대응으로 일관하였으며 대북송금특검을 수용하면서 남북관계를 비상한 국면으로 몰아갔다. 하지만 이때만 하여도 소수파 정권으로서 자기변명의 여지가 존재했으며 진보와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대중은 인내심을 발휘하였다. 마침내 국회 다수파인 수구보수세력이 대통령탄핵이라는 국회발 정치쿠데타를 감행하자 노무현정권을 진보개혁의 마지노선으로 인식하고 있던 국민대중은 대대적인 거리투쟁을 전개하였다. 대규모 군중투쟁의 폭발로 수구세력의 정치쿠데타는 거리에서 제압됐으며, 우리 민중은 연이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에게 과반수라는 의석을, 민주노동당에게는 최초의 원내진출이라는 커다란 성과를 선사하였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다. 
  2006년, 오늘을 살아가는 민중에게 열린우리당, 노무현정권은 더 이상 진보개혁의 희망이 아니다. 
  지난해 9.19공동성명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조미관계는 갈수록 악화돼가고 있으며, 노무현정권은 남북대화의 장에서도 미국의 입장을 앵무새처럼 조잘거리고 있을 따름이다. 남북간 군사적 대치상황의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제안에도 불구하고 이남당국은 종전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결국은 철도사업에 난항을 조성하고 있다. 
  한미관계에서도 ‘대등’한 관계는 찾아보기 어렵다. 미국의 정치군사적 요구에 한국정부는 그 어느 것 하나 거부한 것이 없다. 그나마 초창기의 몇마디 맆서비스도 이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평택과 한미FTA는 노무현정권의 현주소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시금석이다. 
  노무현정권은 개혁을 표방하였으나 국민대중이 피부로 느끼는 개혁은 결코 존재하지 않았다. 비정규직 확산, 양극화 심화, 중소제조업의 붕괴현상, 고용없는 성장으로 표현되는 부의 편중화 현상 등은 개혁의 말잔치 하에서 벌어졌다. 개혁은 빈궁과 혼란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렸다. 
  국가보안법 파동, 대연정 파동은 마침내 노무현정권의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 회의를 불러일으키기기에 충분했다. 

  5.31지방선거의 결과는 열린우리당의 자업자득이며 스스로 국민대중에게 약속한 개혁을 배신한 행위에 대한 우리 민중의 준엄한 심판이다. 국민대중은 스스로의 약속을 저버린 정치세력, 순전한 기대와 믿음을 배신한 세력에게는 벼락과도 같은 심판을 내린다. 부패와 폭정, 부의 독점이란 현실 속에  참신함과 민주개혁, 민중복지의 미래를 걸었던 정치세력에 대한 배신감은 더더욱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러한 배신감은 대다수의 진보개혁성향의 대중으로 하여금 투표장을 외면하게 만들었으며, 진보개혁세력의 성장에 긴장한 수구보수세력의 강력한 결집력과 맞물리면서 오늘의 참담한 선거결과를 만들어 냈다. 
  진보개혁세력에 실망해서 투표장을 외면했든지, 열린당에 실망하여 한나라당에 투표했든지 5월 31일이 우리 민중에겐 얼마나 가슴 아픈 날이었겠는가! 그러나 우리 민중은 분명하고도 날선 심판을 내렸으며, 이로부터 자유로울 자 아무도 없다. 따라서 지금 진보개혁세력의 출발선은 바로 이 지점이다. 


2. 5.31지방선거의 성격과 왜곡 

  5.31지방선거는 미국과 한국민중의 정치적 대결장이었다. 
  2000년 6.15공동선언의 발표 이후 한반도의 정치정세는 완전히 바뀌었다. 미국의 대한반도 지배구도의 핵을 이루는 분단구조에 거대한 구멍이 뚫렸으며, 한국사회는 자주통일의 기운, 진보개혁의 기운으로 격동치기 시작하였다. 오노사건과 효순이 미선이 사건, 이라크에서의 미군학살만행사건 등은 한국민중에게 미국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교정을 불러일으켰으며, 오늘날 반미는 하나의 상식이 되었다. 
  한국사회의 전영역에서 50년을 넘게 유지되어오던 사회이데올로기와 지배질서가 근본적인 질문과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으며, 2002년 선거에선 미국이 의도하지 않은 정권이 탄생하였다. 
  오늘날 6.15공동선언은 정세를 규정하는 최상급의 규정력이며, 아타를 가르는 기준선이다. 
  이북의 공세적인 대미정책과 한국사회에서 점증하는 반미기운은 미국으로 하여금 한반도지배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불안정성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다. 마침내 미국은 자신의 안마당인 한국사회에서부터 한국민중의 정치공세를 저지하기로 작정을 하였다. 하여 미국은 노무현정권을 정치경제적 수단을 이용하여 압박하고 흔드는 한편으로 정권을 완전한 친미정권으로 교체하기 위한 정치쿠데타를 사주하였다. 
  2004년의 정치쿠데타는 한국민중의 거대한 군중투쟁으로 실패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정권에 대한 압박과 통제를 강화하면서 자신의 ‘확실한’ 대리정치세력을 육성, 강화하였다. 뉴라이트 뭐니 하는 신보수주의 운동의 태동과 성장은 이러한 맥락에서 파악될 수 있으며, 차기 대선에서 ‘평화적’ 방법으로 정권을 교체하는 것은 미국의 당면한 목표이다. 
  5.31지방선거는 내년의 대선으로 가는 전초전이며 중요한 디딤돌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상당한 권한을 보유하게 된 현상황에서 지자체를 한나라당이 휩쓴 것은 이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쟁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내년 대선까지 현정부는 기능정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런 혼란상은 집권세력의 무능으로 선전되어지면서 한나라당의 집권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이러한 이유로 5.31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자치단체의 일꾼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전국적 정치쟁점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는 중앙정치선거였으며, 그 본질에서 미국의 지배구도의 관철이냐 아니냐를 가르는 첨예한 반제정치투쟁의 장이었다. 

  5.31지방선거는 전쟁과 평화를 가르는 준엄한 대결장이었다. 
  미국은 한반도 주둔군을 신속기동군화하면서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을 실현하기 위해 주한미군을 재배치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 미국은 한국을 전세계로 향하는 미군의 발진기지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이북에 대한 공세전략이면서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를 직접 겨냥하는 견제전략이기도 하다. 한국을 자신의 완전한 전쟁기지,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군사기지로 만들어 자유롭게 사용하기 위해선, 한국의 정치를 완전히 자신의 수중에 넣어야 한다는 게 미국의 요구이다. 지금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합리적’인 한국정부가 아니라 ‘충성스러운’ 한국정부이다. 미국의 정치군사적 패권을 추구하는데서 미국의 요구라면 전쟁도 마다하지 않을 정치세력, 미국의 적성국을 미국보다 더 증오하는 정치세력, 민족적 이해관계보다는 친미기득권 유지에 더 사활인 정치세력, 이런 세력이 정권을 타고 앉아있어야 한다는게 미국의 요구다. 이미 전쟁이 미국경제의 유일한 성장엔진으로 되고 있는 마당에 미국으로선 더 이상 합리적일 여유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5.31지방선거는 전쟁이냐 평화이냐를 가르는 준엄한 운명의 대결장이었던 것이다. 

  혹자는 노무현정권이 식민지대리정권으로서 한나라당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주장한다. 
  물론 노무현정권이 취한 정책과 노선, 집행내용을 보면 미국의 요구를 거의 전적으로 수용하였으며, 그런 점에서 친미보수정권, 신자유주의 전도사, 식민지대리정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실상 노무현이 행한 몇가지 맆서비스가 그 정권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로인해 정권이 성격이 모호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단이라는 특수한 환경, 분단이 제국주의 세계질서의 부산물이며, 그 지배체제의 중요한 버팀목이라는 점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노무현정권에 대한 성격규정과는 다른 차원에서 그에 대한 태도를 단순정립하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찌됐던 남북관계에 있어서 현정권이 6.15공동선언을 계승하고자 하는 것은 한나라당과의 커다란 차이이다. 현정권이 자주적 민주정부와 식민지대리정권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한 것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민족공조와 외세공조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한 것만은 분명하고, 이점은 한나라당과 결코 동일시될 수 없는 부분이다. 미국이 그토록 현정권을 교체하고자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번 5.31선거의 본질적 성격은 드러나지 않았으며, 부각된 것은 열린우리당의 개혁배신, 무능, 독선이었다. 그럼으로 이번 선거가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 매장의 계기가 아니라 열린우리당 대 반열린우리당의 구도로 치러지게 되었으며, 수구부패친미대결주의 세력인 한나라당이 국민을 기만하며 어부지리를 얻는 최악의 결과가 나오게 된 것이다. 

  혹자는 겉으로 드러난 민심의 향배를 절대시하여 열린당 심판, 반열린당 전선을 형성하면 국민대중의 진보개혁열망이 민주노동당으로 향할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으며, 민주노동당은 지지율의 답보와 침체를 면치 못하였다. 민심에 대한 주관적 이해와 열망이 얼마나 현실을 오도하는가! 


3. 진보개혁세력 대표주자 교체론은 주관적 선거기조 

  한국 노동자 민중의 소중한 정치적 자신이자 무기인 민주노동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답보와 침체를 면치 못했다. 기초단체장선거에서 한 석도 건지지 못한 것을 보면 오히려 후퇴이며, 그나마 기초/광역의원수가 늘어난 것에 자족해야 했다. 
  이런 결과를 낳은 객관적 조건은 열린당의 정책실패로 민심의 향배가 진보개혁세력 전체에 대한 실망으로 확대된 것이다. 국민대중의 눈에 열린당이나 민주노동당이나 비슷비슷한 진보성향, 개혁성향의 정당으로 보일 따름이다. 양당의 차이는 양당의 골수지지자, 당원들에게나 비쳐질 뿐이다. 혹자는 양자의 차이를 부각시켜야 한다고, 그래야 대중이 민주노동당을 독자적인 진보정당으로 인정해 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중은 비슷한 놈들끼리 싸우는 것으로 볼 뿐이다. 대중에 대한 주관적 이해와 기대란 얼마나 허망한 결과를 가져다 주는가! 

  민주노동당의 대표적 선거기조인 ‘진보개혁세력 대표주자 교체론’(이하 교체론)은 이상의 주관적 바램에 기초한 지극히 주관적인 선거기조였다. 
  교체론은 민심의 동향과 진심을 외면한 지극히 주관적 선거기조였다. 대중은 진보개혁세력에 대한 실망, 냉소를 넘어 분노로 치달아 가는데, ‘진짜 진보는 저에요!’라고 외치는 꼴이었다. 물론 그 말이 틀리진 않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대중의 상처입은 마음을 달래고 치유하기엔 너무나 뚱딴지같은 선전이었다는 점이다. 
  교체론은 안이한 선동논리였다. 교체론의 핵심은 ‘지금의 실책에 우리는 책임이 없다, 책임은 다 열린당에게 있다. 그러니 이제 우리를 밀어달라’라는 것이다. 물론 그 자체로 틀린 말은 아니지만 선동이 현실의 이면을 폭로하고 진실을 드러내는 일체의 행위라고 할 때 적절치 않은 주장이다. 열린당에 대한 네가티브만으로 지지를 획득하겠단 발상 자체가 지극히 안이한 발상이었다. 
  교체론은 5.31지방선거의 본질적 성격을 뒤덮어 버리는 심각한 오류를 범하였다. 
  교체론은 지방선거에 작동하고 있던 미국의 한국사회지배의도를 포착하지 못한 것뿐만 아니라 오히려 한나라당재집권의 길을 터주는데 일조하였다. 교체론에 근거하여 민주노동당이 반열린당 선전선동에 집중할 때 민심은 민주노동당이 아니라 한나라당으로 흘러들어갔다. 교체된 것은 진보개혁세력의 대표주자가 아니라 수권세력으로서 수구부패친미대결세력이다. 교체된 것은 평화에서 전쟁이며, 남북화해에서 남북대결이다. 
  교체론은 지극히 소극적인 선거기조였다. 교체론의 근저에는 한나라당의 압승이 이미 전제되어 있었다. 따라서 선거의 전체 판세를 좌우하는 쟁점이 아닌 진보개혁세력 내부의 주도권 교체를 주요 쟁점으로 제시한 것이다. 그 결과 진보개혁세력 내부의 주도권 교체도 이루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전체 판도에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허망한 쟁점이 되어 버렸다.  

  교체론과 같은 주관적 선거기조가 어떻게 생산될 수 있었는가? 
  여기엔 민주노동당의 고질적인 정파구도가 존재한다. 상호 견제와 경쟁이라는 정파관계가 악성비방과 무한투쟁으로 악화되어간게 민주노동당의 현실이다. 민주노동당의 전략전술이 그러한 정파구도에 긴박당하면서 적극적이고 공세적으로 전개될 여지 자체를 말살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선거기조가 전체 판을 흔들 수 있는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것으로 되기 위해서는, 반한나라당 기조를 제일선으로 내오면서 열린당 및 민주당에게 대담하고 파격적인 정치협상을 제기하는 등 과감성을 발휘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기엔 민주노동당의 현존 질서 자체가 너무나 경직되어 있다. 더욱이 대중운동을 통해 성장한 견실한 간부, 당원들보다 머리속 지식과 얄팍한 정파논리로 현실을 재단하고 대중을 예단하는 자들이 당내 여론을 과잉지배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이 민주노동당의 전략전술을 창의적이고 탄력있게 배치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정파를 적절히 만족시킬 수 있는 안일한 선거기조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진보정당이 대중에게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정파에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4. 5.31선거의 교훈과 과제 

  5.31선거는 정세인식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5.31선거의 본질적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함으로 인해 전체 진보개혁세력은 한나라당에게 지방권력을 내주고 대중을 그들의 지배하에 내맡겨버리고 말았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진보개혁세력은 미국의 의도를 명확히 인식하고 전쟁이냐 평화냐를 선거전의 주된 이슈로 반한나라당 연대를 과감하고도 공격적으로 형성했어야 했다. 
  5.31선거는 단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진보개혁세력이 각개약진하는 상황에선 친미전쟁정권을 세우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미국의 정치공세를 이겨낼 수 없다. 단결을 위해선 높은 정치적 안목과 혜안을 가진 훌륭한 당원활동가들이 대거 포진한 민주노동당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과감하고 대담한 정치적 제기와 협상을 통해 정국의 중심을 반한나라당 연대로 모아내고 그 와중에 스스로가 정치쟁점의 중심이 되어야 했다. 이것만이 스스로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고 미국의 의도도 분쇄할 수 있는 길이었다. 이른바 ‘진보개혁세력 대표주자 교체론’과 같은 주관적이고 편협한 선거기조는 분명히 평가되어야 한다. 
  5.31선거는 민심이 천심이며 누구라도 민심을 거스르면 민중으로부터 버림받는다는 철리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5.31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이러저러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그 책임의 9할은 노무현정권, 열린우리당에게 있다. 
  5.31선거는 한국사회변혁에서 반미자주화의 문제가 주선이라는 점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노무현정권의 실패는 그 자체의 능력도 그렇지만, 결국 미국과의 관계문제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사회에서 개혁을 하던 진보정책을 펼치던 미국과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결국 노무현정권의 실패는 미국과의 문제해결에 실패한 것이다. 한국민중은 미국의 집요한 한나라당집권구도를 짓부셔내고 노무현정권을 만들어냈다. 한국민중의 열화와 같은 진보개혁열망을 안고 탄생한 노무현정권에게는 미국과의 관계문제를 근본적으로 재편해야 할 과제가 놓여있었다. 한국사회의 전 영역에서 자신의 지배질서를 깊숙히 뿌리내려놓은 미국과의 관계 재설정 없이 진보와 개혁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한국사회의 현실에서 미국과의 관계 재설정은 미국과의 대결 외에 다른 답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노무현정권은 미국과 싸울 의지도, 배포도 없으며, 대안도 없었다. 그런 정권이 미국의 이해와 배치되는 제반 개혁조치, 진보적 시책을 집행할 수 있을 리는 만무한 것이다.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진보개혁세력에게 노무현정권의 실패는 심각한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할 것이다. 

   5.31선거 결과는 대중투쟁에 경각심있게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사회전반의 보수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미국과 국내지배세력의 반동적 공세가 더욱 강화될 것임은 명약관화하다. 이에 맞서 각계각층 민중들의 생존권 투쟁에서부터 한미FTA저지, 비정규직 차별철폐, 평택미군기지 확장반대, 자주통일투쟁까지 경각심있게 대응해야 한다. 열린우리당의 우경화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현실에서 대중투쟁을 경각심있게 전개하는 것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5.31선거결과는 대중운동 활성화, 대중조직강화를 심각하게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이 답보상태를 면치못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는 대중운동의 정체와 답보, 대중조직들의 정체에 있다. 
  학생사회에서 학생대중운동의 약화, 학생사회의 상대적 보수화는 한국사회변혁운동의 중요한 수원지를 유실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학생대중운동, 학생대중조직으로서 학생회의 중요성은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로 대체될 수 없다. 한때 형식논리적으로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로의 집결이 학생대중운동의 대안처럼, 학생대중조직의 대안으로 운위된 적이 있다. 학생대중운동은 자체의 고유한 원리가 존재하며 그것은 그 자체로 파악되고 적용되어져야 한다. 반면 또다른 대체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민주노총으로 대변되는 민주노조운동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다. 여전히 한국의 노동계급은 성장하고 있으며 전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조직적 결집력과 전투력을 지속적으로 유지 강화하기 위해선 많은 과제들이 존재한다. 파괴적인 산업구조조정, 폭력적인 고용형태의 유연화에 맞서 노동자계급을 보호하고 조직하는 것은 민주노조운동의 주요과제이다. 이 과제는 민주노동당 노동위원회를 통해 해소되지 않는다. 민주노동당 노동위원회나, 현장분회를 건설한다고 노동자대중투쟁이 활성화되는 것이 아니라 민주노조가 건설되고 노동조합운동이 활성화되는 조건에서 민주노동당 당원대열도 확대되고 강화되는 것이다. 
  청년운동도 마찬가지다. 청년회 고유의 대중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자기의 조직대열을 확대할 때 민주노동당도 강화되는 것이지 그 반대는 성립되지 않는다. 
  대중운동이 활성화되고 대중조직들이 확대 강화될 때 민주노동당의 당원대열도 확대되고, 대중운동 속에서 성장하고 검증된 건강하고 견실한 간부, 당원들이 성장해 나오는 법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노동당을 만병통치약처럼, 전가의 보도처럼 바라본다. 물론 민주노동당이 노동자 민중의 소중한 정치적 자산이자 무기이지만, 민주노동당이 대중조직을 대신할 수도 없고, 모든 문제의 해결사도 아니다. 문제 해결의 답은 대중 속에 있으며 민주노동당 장성, 강화의 답도 대중 속에 있다. 
  따라서 대중조직을 확대 강화하는데, 대중운동을 더욱 활성화하는데 당의 미래도, 한국사회변혁의 미래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