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지방선거의 교훈과 진보정당의 과제

- 진보정당은 ‘반미 반한나라당 6.15 지지 통전’ 실현에 앞장서자!
             
 

<순서>
1. 5.31지방선거 결과의 심각성과 그 교훈들 
2. 진보정당의 전술상 오류와 미국의 총력 입체전
3. 왜 ‘반미 반한나라당 6.15 지지 전선’인가? 
4. 현 정세와 이론들; 영원한 것은 ‘푸른 생명의 나무’ 
5. 진보개혁세력의 2007대선 승리 없이는 6.15도, 통일도 후퇴한다 

 

민주노동당의 이번 5.31 동시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평가 작업이 한창이다. 
패배라는 지적도 있지만 선전했다거나 부분적으로는 승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진보매체들에서는 선거결과에 대해 ‘패배’ 또는 ‘전반적 답보’라는 수식어에서 보듯 부정적 평가가 많다. 몇몇 단체들도 비슷한데 민주노동당 일각에서는 일부 지역 후보의 당선과 정당 지지도 등을 성과적 측면으로 부각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한다. 
이처럼 엇갈린 평가가 나오는 것은 5.31선거 결과에 대해 민주노동당 내부도 그렇지만, 민족민주진영의 각 단체마다 평가의 관점과 기조가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정 5.31 지방선거 결과는 무엇을 말해주는가? 우리는 어떤 관점과 기조에서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평가해야 하고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하는가? 

이 글은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진보진영이 이번 5.31 지방선거에서 ‘완패’했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5.31선거 완패론은 당선자 수가 적었다거나 지지율이 높지 않았다는 수치 따위를 평면적으로 분석한 결과는 아니다. 근본적으로는 5.31선거가 내년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이었다는 관점, 즉 미국과 한나라당을 일방으로 하고 진보개혁세력을 또 다른 일방으로 한 두 세력간 격돌이었다는 관점에서 본 선거결과의 심각성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민주노동당의 어느 당조직에서도 이러한 정세관의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실제 선거 과정에서는 이른바 ‘진보개혁세력 대표주자교체론’ 등 주관적인 선거전략이 횡행하기도 하였다. 

더불어 완패라는 문제의식의 심각성은 5.31선거부터 내년 대선까지의 기간을 과거처럼 단순한 남한의 정권교체기로만 보지 않는 데 있다. 미국의 식민지 지배체제를 지속시킬 민족분열 전쟁세력의 재집권으로 6.15시대가 파탄을 맞느냐, 아니면 낮은 단계 연방통일을 실현할 정권 수립의 교두보를 확보하느냐를 결정할 제2의 6.15시대의 분수령이 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략적 관점과 정세 인식에 근거하지 않은 전술들을 채택한 결과가 바로 5.31선거의 완패라고 할 때 현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고 5.31선거 과정에 드러난 오류들을 방치한다면 내년 대선에서 진보개혁세력의 승리는 요원하다. 뿐만 아니라 민주노동당은 통일과 민중 집권을 위한 변혁운동에서 부과된 진보정당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도 없다. 이 글은 바로 그와 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활동가 여러분과 함께 나누자는 취지에서 작성되었다. 

1. 5.31지방선거 결과의 심각성과 그 교훈들 

5.31지방선거 결과가 집권 개혁세력의 무능에 대한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이 중심이었음은 누구나 알고 있는 바다. 하지만 진보세력 역시 그러한 국민들의 평가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크게 보면 국민들은 5.31선거에서 진보개혁세력 전체를 심판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왜 국민들은 수구정당인 한나라당이 아닌 개혁을 표방해 온 집권 열린우리당을 심판한 것일까? 또 열린우리당을 심판하면서 민주노동당을 지지하지 않은 것일까? 왜 반한나라당 전선은 형성되지 못하였는가?

가장 큰 이유는 국민적 기대를 안고 출발한 노무현 정권의 개혁 후퇴라 하겠다. 정치적 각성 정도를 볼 때 아직 국민들은 개혁진보정치 실현에 대한 기대를 진보정당이 아닌 집권 중간세력인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에서 걸고 있는데, 5.31선거 결과는 그에 대한 실망과 분노의 표출이다. 

민주노동당을 대안으로 선택하지 않는 현실은 국민적 정치의식 수준이 아직은 진보와 개혁을 구분할 정도에 이르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다른 측면에서 보면 진보세력의 조직화 수준과 정치 역량이 개혁세력을 압도하거나 대체할 정도로 성장하지 못한 현실의 반영이기도 한다. 
민주노동당이 아직 독자적인 대안이 되지 못하는 현실은 또 남한 사회의 식민지적 성격상 선거처럼 첨예한 권력투쟁의 시기에 표출되는 모순과 대립점이 아직은 자본 대 반자본, 달리 표현하면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전선으로 귀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선은 해당 시기 사회적 현안이 무엇이냐에 따라 일시적으로는 진보와 보수로 갈라질 수 있고, 또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대립 관계는 중간정당까지를 포함하는 자주 민주 통일 과제를 실현하려는 진보개혁세력과 미국-한나라당 세력 사이에 형성된다. 이는 정치노선과 전선이 운동세력의 주관적 의지 등에 따라 인위적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사회의 구조적 모순으로부터 흘러나오기 때문이며, 이러한 정치노선과 전선은 소여 시기 대중의 정치의식 수준과 결합하여 변혁운동을 떠밀어 나가는 현실적 힘이 된다. 

이는 5.31선거를 치르기 전이나 지금이나 전선은 자주 민주 통일을 과제로 한 진보개혁세력과 미국-한나라당 사이에 형성되어 있었고 1년5개월여가 지난 뒤인 대선 시기에도 마찬가지일 것임을 예견케 해준다. 이 기간 중에 국민적 정치의식 수준이나 이러한 대립관계에 변동을 줄만한 정치지형상 급변 요인이 현실적으로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류와 주관주의는 어디로부터 온 것인가? 
국민 대중과 유리되고 민중을 진정한 정치의 주인으로 존중하지 않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민중 중심의 정세관, 민중적 정세 인식은 민중의 당시 판단이 옳고 그름을 떠나 언제나 정치의 주인은 민중이라는 데서 출발해 민중의 판단이 모든 사업의 출발점임을 인정하는 관점이다. 
앞서 보았듯이 국민들은 열린우리당을 심판하면서도 민주노동당을 대안으로 보지 않았을 뿐더러 한나라당과 지역주의에 기댄 민주당을 선택했다. 민주노동당의 경우는 자신이 여당지역이었던 울산에서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0.26보궐선거를 통해 국민들이 한차례 심각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건만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노동당이 전혀 반성하지 않은 결과다.

국민들이 보수화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살기 힘드니 제발 진보개혁세력이 힘을 합쳐 정치를 제대로 해 국민들이 먹고살게 해달라!”는 거듭된 절박한 주문을 외면한 것이 문제였다. 이것이 바로 국민들의 현 단계 의식수준이자 삶의 요구였는데도 말이다. 
한나라당이 5.31선거에서 압승했음에도 내심 차기 대선을 여전히 불안하게 바라보는 이유는 이처럼 국민들의 정치의식에 반영된 개혁 요구가 여전함을 알기 때문이다. 또 5.31선거의 상상을 뛰어넘는 표쏠림 현상에서 보듯 대선 시기 국민들의 정치적 선택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하거나 장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5.31선거의 첫째 교훈은, 어떤 긍정적 개혁정권이거나 설사 진보세력이라 해도 국민의 요구를 반복해서 외면하는 정치세력은 심판을 피할 수 없다는 진리이다.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세력은 수구보수세력뿐 아니라 개혁정권이나 진보세력도, 민족의 운명이 전쟁과 통일 사이에서 요동치는 한반도 정치상황에서는 유지될 수 없음을 극명히 보여주었다. 

첫 번째 교훈이 민심은 무엇인가였다면, 두 번째 교훈은 민심을 알고 수렴해야할 진보개혁세력의 정치사업 문제로 주로는 민주노동당 얘기다. 
민주노동당은 그 건설의 역사와 구성상 특성으로 인해 통일전선적 정당(단일조직형태)인 동시에 큰 덩어리 통일전선(연합전선형태)의 중심이 되어야 할 정당이다. 이는 다양한 정치노선과 견해를 가진 당원들을 상대로 한 ‘대내’ 통전 사업을 잘하는 동시에 남한 내 모든 진보개혁적 정당과 제 세력을 아우르는 ‘대외’ 통일전선 사업을 성과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역사적 책무로 하는 정당이란 뜻이다. 

그렇다면 5.31선거 시기 ‘대외’ 통전의 수준과 내용은 무엇이었어야 하나? 또 그를 위해 준비할 ‘대내’ 통전의 수준과 내용은 무엇이었나? 
민주노동당이 내부의 다양한 견해들로 인해 국민이 바라는 전체적인 통전 노선을 올바로 잡기 어려운 실정임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고 적대세력과 결전을 치를 시기에 주관적인 당 내부 논리로 원칙 없이 절충하면서 전체 전선의 요구와 분리된 것은 쉽게 넘길 수 없는 문제다. 

민주노동당은 전체 진보개혁진영 내부에서의 향도적 역할은 둘째 치고 스스로가 정치적 방향을 혼동하는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 5.31선거 과정에서 민주노동당은 ‘대외’ 통전을 위한 ‘대내’ 통전 사업을 어떻게 전개해야 하는지에 대해 미숙하였던 것은 물론, 작은 원칙에 집착하면서 통 큰 정치적 시야와 안목이 부족함을 드러내었다.

좁게 보자면 자체 설정한 목표인 ‘15% 정당지지, 300만 득표’에 얼마나 근접했는가가 5.31선거 평가의 기준일 수 있겠다. 그러나 거시적 안목에서 6.15시대의 남한 진보정당의 역할을 중심으로 보면, 전체 ‘반미 반한나라당’ 전선에서 민주노동당이 무엇을 목표로 실천하였는가가 일차적인 평가 기준일 것이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이 이번 5.31선거에서 취한 전술기조는 그간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좌파적 군소정당’ 노선의 한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이었다. 이처럼 진보정당이 실정과 정세에 맞는 통전 전술을 제때 구사하지 못할 경우 전체 전선이 분열되어 미국과 한나라당은 득세하고 진보개혁세력은 패퇴한다는 것이 현단계 한국변혁운동의 법칙이자 현실이다. 이것이 5.31선거의 두 번째 교훈이다.

이런 교훈들과 함께 또 하나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 미국의 의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다. 돌아보면 국민들의 진보개혁세력에 대한 불만은 하루 이틀에 형성된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미국과 한나라당의 ‘반개혁 반진보’ 공작은 ‘반열린우리당 역통일전선’을 중심으로 누적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국민의 개혁 요구를 지지기반으로 한 중간 보수세력의 집권을 저지하려 했던 미국은 친미 수구세력을 통한 집권에 실패하자 노무현 정권 초기부터 열린우리당의 한나라당화를 추진하며 온갖 압박과 회유를 집중했다. 대북송금 문제제기, 이라크전 파병압박, 남한 핵문제 안보리 상정시도, 대통령 탄핵시도,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압박, 한미FTA 협상 압박 등 노무현 정권은 미국의 반동화 정책과 신자유주의공세에 중심을 잃고 단계적으로 종속되어 갔다. 그나마 정략적 계산이 깔린 것이지만 6.15선언 지지노선을 미국의 반발 속에도 유지한 것이 성과라면 성과다. 
이러한 과정에서 노무현 정권은 진보와 보수 양쪽으로부터 공격을 받았고, 이를 돌파할 국민적 기반과 정책역량을 형성하지 못하고 무력화되었으며 이런 정권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정치적 무능력으로 비쳐지게 된 것이다. 

내년도 대선에서 미국은 일차적으로는 한나라당을 통한 재집권을 노리고 있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등을 결합한 이른바 ‘신보수대연합’을 통한 집권 시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신보수대연합이 이뤄지려면 현재의 중간 보수정당들이 모두 미국의 의도에 충실히 따르고 국민적 반발이 없는 동시에 개혁을 표방한 새로운 개혁 중간정당이 탄생할 가능성이 없어야 한다. 설사 신보수대연합이 추진된다 해도 과거 ‘신한국당’과 같이 국민적 개혁 열망을 흡수, 차단할 수 없는 ‘몸집 불린 한나라당’ 정도가 될 것이다. 이러한 정치야합이 거국 보수연합정당으로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국민들의 개혁에 대한 요구와 정치의식이 그 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가까운 미래에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이 남한에서 집권할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이 현재 우려하는 것은 중간 보수정당의 재집권이다. 특히 분열한 중간 보수정당이 선거를 통해 단독으로 한나라당에 승리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현실에서,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진보진영과 중간 개혁정당의 공조 또는 강력한 중간 개혁정당들의 통합이다. 이러한 진보와 중간세력의 연합에 의해 한나라당의 집권이 실패하는 것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미국이 왜 내년도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집권에 혈안이 되어 있는가는 6.15정세와 관련이 있다.(이는 3장에서 다룬다.)

2. 진보정당의 전술상 오류와 미국의 총력 입체전

앞서 일부 지적하였지만 이번에는 민주노동당의 5.31선거 전술상에 노정한 문제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 더불어 미국과 한나라당이 그 정반대편에 서서 5.31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얼마나 치밀하게 입체적인 전술을 준비하였는지를 살펴보겠다. 

민주노동당은 선거 이전부터 전체 민중운동의 중심에서 미국의 의도를 저지 파탄시키는 ‘대승’ 전술이 아니라 독자세력화에 초점을 맞춘 합법 선거전에 전역량을 쏟아 부은 소승전술을 취하고 있었다. 
이러한 민주노동당의 반한나라당 통전에 대한 인식부재는 선거기간 중 ‘진보개혁세력 대표주자교체론’으로 쉽게 표출되었다. 반한나라당 전선에서 누가 대표가 될 것이냐의 문제는 장기적으로는 중요할 수 있지만 당면 선거전에서는 결국 전선을 분열시켜서는 조급한 전술이었다. 평등파 동지들의 ‘열린우리당 주타격론’과 함께 진보개혁세력 대표주자교체론은 국민 대중의 전반적 의식상태에 대한 과대한 기대로부터 출발한 ‘주관주의적 전술’이었다.

민주노동당은 또 5.31선거전에 있어 ‘진보대연합’에 대한 준비와 이해부족을 드러내었다. 미국은 보수대연합의 중요성을 알고 이를 뉴라이트를 통해 인력과 자금을 지원하며 발동한 반면, 민주노동당은 선거 시기 진보대연합과 ‘대중투쟁’의 결합 문제를 사실상 방기하였다. 양자의 결합 문제를 간과한 결과 민주노동당의 소승전술은 보수정당의 선거전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합법 미디어선거가 중요하지만 이조차도 사전에 사회의 진보개혁 이슈를 선점 장악하기 위한 대중투쟁이 준비되어야 한다. 합법적 정책대결만으로는 어느 선거도 승리하기 어렵다. 합법 선거전에 과도한 기대를 걸고 주역량을 배치한 것과 함께 미디어 선거전조차 공격 지점이 불명확하였던 정치방침은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선거대책본부는 선거전문가그룹이 주력이 아니라 대중운동과 전선의 중심이 주력이어야 한다. 선거전문가는 여기에 보조적으로 결합하는 것이다. 선대본은 선거 시기 모든 대중을 동원하여 배후의 미국과 한나라당과 싸우는 투쟁 지도부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선거이전부터 가능한 핵심 대중투쟁을 선점하고 선거 시기 이를 폭발시켜야 한다. 또 일단 시작한 대중투쟁은 지속성을 갖고 완강하게 끝까지 밀어붙여야하며 ‘단일 연대연합전선’이 그 앞장에 서도록 해야 한다. 진보정당은 한발 뒤에서 이를 선거전의 주요 이슈로 틀어쥐고 대중적 언어로 쉽게 풀어 말하는 동시에 이를 전선의 경계선으로 삼아야 한다. 미디어선거초차 입체적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지루한 ‘정책 설명회장’이 되고 만다. 
선거는 또 다른 형태의 전투이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방침과 태도 모두 합법주의, 선거주의의 오류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선거는 정책 설명회장이 아니다. 단일한 중심 전선을 만들어 정책과 노선의 차이를 눈으로 확인하게끔 보여주는 전장이다. 국민은 선거 시기 민주노동당뿐 아니라 그 어떤 당의 정책이나 공약도 믿지 않는다. 아마 지금까지 선거에서 제시된 공약과 정책들이 실현되었다면 이미 민중들은 오래전에 해방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선거에서 정책이 중요하지만 정책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거의 없다. 정책 설명에 치중한 소극주의, 추상적인 민주적 사회주의 정책으로는 미국과 한나라당의 입체적 선거전을 결코 이길 수 없다. 미디어선거, 정책선거의 환상에 빠져서는 안된다. 

전선의 준비부족은 대중투쟁을 내실 있게 준비하지 않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평택미군기지, 한미FTA, 비정규직, 사학법과 국가보안법 등 집중점 없는 나열된 한번해보기식 대중투쟁은 반드시 실패한다. 다른 무엇보다 중심 투쟁을 선거 시기 주요목표에 따라 선정하여야 한다. 이 투쟁은 또 광범위한 지지전선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일단 시작한 투쟁은 완강성, 지속성, 대중성을 갖고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중도반단은 오히려 적들에게 이용당한다. 서울의 경우 어떤 독자적 대중투쟁에 대한 준비도 지지세력 조직화도 없었다. 

반면 미국은 이번 선거에 임하면서 한나라당의 압승을 위해 배후에서 총력체제를 세우고 전방위 입체전을 펼쳤다. 뉴라이트를 통해 보수적 종교 시민 사회단체를 규합하였다. 고루한 한나라당 이미지 변신을 서울시장 후보 교체로 실현하였고 보수언론을 앞세워 열린우리당 공격을 집요히 진행하였다. 보수언론은 진보진영과 열린우리당을 동시에 공격하지 않고 우선 열린우리당 공격에 화력을 집중했다. 특히 선거 시기 주요한 대중투쟁을 역이용하기도 했다. 평택 투쟁에 대한 조기 군병력 투입을 압박해 국민의 분노뿐 아니라 노무현 정권의 지지기반을 스스로 허물게 하고 진보진영을 완전히 분리시켰다. 이것이 바로 미국의 반열우당 역통전이었다. 미국의 역통전 전술은 일단 크게 성공하였다. 대중투쟁도, 통전도 더 이상 진보세력의 전유물이 아님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다. 

한나라당-보수언론-뉴라이트의 ‘3각 동맹’을 통해 5.31선거를 하나의 문제로 집중시켰다. 집권당인 반열우 반노무현이 주타격 전선이였다. 여기에 대북 자극 책동과 각종 선거공작, 대중투쟁 역이용을 배치하였다. 
선거이전 시기인 지난해 말부터 미국의 다급함에서 나온 반동화 전술이 두 가지 있다. 전략적 유연성을 통한 한미 군사동맹의 강화와 한미FTA를 통한 한국의 노골적 식민화가 그것이다. 이에 완전 굴복한 노무현 정권의 종속 보수화는 자기 정권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렸으며 민주노동당을 포함한 민족민주진영, 진보개혁세력의 전선이 반열린우리당으로 모아지게 했다. 미국의 이런 전술은 전국적으로 단일한 반열우당 반노 전선 형성에 크게 기여를 하였다. 여기에 대중의 겹쌓인 개혁 피로도와 누적된 불만이 결합되었다. 과거의 서해교전도 그랬거니와, 이번 선거 도중 발생한 박근혜 피습도 결코 돌발 사건일 수는 없다. 형태는 다양해도 배후세력인 미국의 개입을 의심케 하는 사건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이후에도 미국은 진보개혁세력이 하나로 뭉치는 정계개편을 집요하게 방해할 것이다. 중간 개혁세력을 사분오열시키고 단일 연대연합전선을 탄압하고 민주노동당과 다른 중간정당의 선거 공조를 방해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열린우리당, 민주당 등 중간정당의 통합 정계개편을 반대하는 소승적 관점에 더는 머무르지 말고 대승적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아야 한다. 동시에 이러한 개편이 반한나라당 6.15 지지 전선에 부합할 수 있도록 일정한 역할을 하여야 한다. 진보정당이 6.15 세력의 단결과 ‘통일강국’이란 새 기치로 전체 6.15 지지 세력을 하나로 규합해 반통일 세력인 한나라당을 궤멸시켜야 한다. 

미국은 현재 남한의 진보진영 독자세력화보다도 남북의 통일역량 결합을 더 두려워하고 있다. 북과의 대결에서 마지막 선택의 기로에 놓인 미국이 기대를 거는 마지막 수는 시간끌기와 한나라당을 통한 6.15 파탄내기다. 미국이 근본적으로는 진보정당의 성장과 적대적이지만 일시적으로는 진보세력 제거보다 중간세력의 집권 차단에 중심을 두기도 한다. 미국은 이번에도 한나라당이 집권에 실패한다면 자신들의 남한 지배기반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3. 그럼 왜 ‘반미 반한나라당 6.15 지지 전선’인가? 

대선의 ‘전초전’인 5.31선거에서 진보개혁세력은 패했고 미국과 한나라당은 압승했다. 민주노동당에 대한 선거 평가 역시 기본적으로는 이런 인식에 근거한다. 앞서 지적한 대로 좁게 보면 민주노동당이 5.31선거에서 이룬 성과는 적지 않을 수 있으나, 정세가 요구하는 거시적 관점에서 본다면 민주노동당은 실패하였다. 남한 진보정당의 역사적 임무를 수행할 온전한 통일전선적 정당으로 성장하는 과정이기는 하지만 아직 진보개혁진영의 제 세력을 아우를 ‘대외’ 통전을 수행할 정치적 수완과 능력은 부족하다는 것이 5.31선거의 냉엄한 평가다. 

그렇다면 실패의 가장 중요 지점은 무엇인가? 이는 바로 수준과 실정에 맞는 반미 반한나라당 전선 형성의 실패이다. 돌이켜 보면 5.31선거 이전부터 민족민주진영 내의 제 세력이 선거에 임하는 목표와 전술이 달랐던 것이 사실이다. 또 민주노동당과 진보개혁세력의 입장이 일치하지 않았다. 
우선 민족자주를 지향하는 민족민주진영만이라도 선거 시기 미국과 한나라당의 의도를 간파하고 여기에 대처하는 입장의 통일이 필요하였다. 그러나 전국적, 전략적 목표인 ‘반한나라당 전선’에 대한 입장이 달라 제각기 목표를 설정하고 각개 약진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미국과 한나라당의 ‘반열우당 역통전’ 형성에 일조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열린우리당이 주장하는 ‘반한나라당 전선’에 동조했어야 한다는 것인가? 
물론, 민족자주를 지향하는 민족민주진영이 주장하는 ‘반미 반한나라당 통전’과 열린우리당의 반한나라당 전선은 다르다. 중간 보수개혁정당의 반한나라당 전선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친미 보수정당들 사이의 전선이다. 당연히 중간 보수정당은 미국과 한나라당을 분리하여 적극적으로 반미를 주장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 중간 개혁정당이 주장하는 반한나라당 전선은 미국의 식민통치체제 내에서 존립할 수 있는 ‘선거 시기 중간정당 집권을 위한 민주연합’이란 한계를 갖는다. 근본 노선에 있어서는 계급문제와 민족문제를 주도적으로 풀 수 없으며 민족적, 민중적 지향을 근본적으로 담아내지도 못한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국민을 중심으로 한 정세관에서 중요한 것은 현 단계 중간 보수정당이 국민들에게 미치는 정치적 영향력이다. 국민들의 정치의식은 일정 단계에서 일정 기간 동안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가까운 몇년 동안에는 보수개혁정당의 대국민 영향력이 진보정당의 그것보다 여전히 넓고 클 것임을 짐작케 한다. 이러한 중간정당의 영향력은 민족민주진영의 의식화, 조직화 기반의 취약성과 전술적 미숙함에 기인한다. 
통일전선을 중심으로 한 민족해방운동의 정치는 장기적 관점에서 반미 반자본의 근거를 구축해 나가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각 중간정당은 물론이고 그들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다수 국민들의 제한적이고 부분적인 개혁적 요소라도 긍정적으로 보고 발동하려고 한다. 중간 개혁정당의 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작은 민족적 요소나 민중적 요소를 평가하려는 것은 중간정당의 변화를 기대해서라기보다는 그들의 영향력 아래 있는 국민의 의식수준이 일정기간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열린우리당의 반한나라당 전선과 진보진영의 반한나라당 전선은 어떤 점이 같은가? 이는 과거 반파쇼민주화투쟁 과정에서 중간 보수정당들과 민족민주진영의 이해관계가 ‘반군부독재’에서 일치하였던 것과 마찬가지다. 근본적으로 두 세력은 변혁에 대한 태도와 이해가서 달랐지만 당시 군부파쇼를 반대한다는 점에서는 이해가 같았다. 또 반파쇼 과제를 해결함으로써 중간정당과 민족민주진영 모두 변혁운동의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수 있었다. 

이처럼 당면 전선에서 진보세력과 중간 개혁정당의 지향과 목표에 일치점이 있지만 차이점 역시 분명 존재한다. 진보진영에게는 ‘두개의 전선’이 있다. 하나는 미국, 한나라당과 진보개혁세력 사이의 전선이며, 다른 하나는 진보개혁세력 내부의 반미진보(반자본)와 친미보수(친자본) 사이의 그것이다. 노무현 정부의 한미FTA와 신자유주의 수용과 싸우고 한나라당과도 싸워야 하는 현실이 이를 말해준다. 

그렇지만 현 단계에서 어느 전선이 주 전선인가? 이 물음에는 역량 타산과 선후 구별이 중요하다. 과연 진보세력은 두개의 전선에서 동시에 승리할 역량이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어떤 세력을 먼저 남한의 정치무대에서 사라지게 해야 하는가? 전민족적 관점에서 현재의 6.15정세가 남한에 요구하는 것은 내부 전선(반자본)이 아니라 미국, 한나라당과의 전선이다. 반미 반한나라당이 주공 전선인 것이다. 일시적으로는 내부 전선이 심화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변혁의 다음 단계에서 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물론, 2000년 이후 진보정당이 출현하는 등 민족민주운동이 전진하고 기반이 성장하였지만 여전히 현재의 주 전선은 ‘반자본 반보수’가 아니다. 반보수 반자본 투쟁 또한 병행하여야 하나 이를 현 단계의 주공 전선으로 놓은 것은 국민들을 잘못 인도할 좌편향 노선이다. 현재도 그렇지만 대선 시기 주 전선은 ‘반한나라당 6.15 지지 연합전선‘이다. 이러한 현 단계 ‘반한나라당 6.15 지지 전선’이야말로 민중정부 수립을 가장 빠르게 인도할 현실적인 ‘좌파노선’이다. 따라서 내년 대선에서는 여기에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모든 세력을 ‘단일 전선’으로 묶어내야 한다. 

민족민주운동 내부에도 이른바 평등파와 유사한 논리가 있다. 반자본 반보수를 주 전선이라 하지 않고 반미를 주장하지만 반한나라당 전선에 쉽게 동의하지 않는 견해다. 미국의 이른바 신보수대연합에 반대하면서 결론은 진보세력 ‘독자집권준비론’에 가깝다. 이 견해에서는 개혁세력의 범위에 중간 보수정당들을 제외한다. 중간 보수정당 상층의 한계를 주되게 보면서 중간 보수정당이 일정 시기 국민 대중에 미치는 영향력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중간세력과의 통전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독자 역량을 축성하는데 초점을 맞춘 일종의 ‘진보세력 실력배양론’인 셈이다. 

이러한 ‘독자집권준비론’ 주창자들의 자주적 지향이나 ‘전민항쟁의 결의’는 순수한 것이며 높게 평가할 만하다. 원칙상 틀리지 않고 또 언제나 추구해야 할 노선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현실에서 독자집권준비론은 6.15정세에 부합하는 가장 적정한 전술이 아닐 뿐더러 되레 국민 대중을 분열시키고 미국의 전술에 말려들 가능성이 크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미래의 성장을 위해 당면한 사활적 투쟁을 경시하고 이를 실패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년 대선에서 국민들의 요구인 한반도 평화정착과 반한나라당 6.15 지지 전선을 가볍게 보고 미래의 독자집권을 고집하다 미국의 분열전술에 휘말려 진보와 개혁세력의 분열에 일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한나라당 재집권을 허용한다면 독자집권준비론이 갈망하는 진보세력의 집권도 그만큼 지체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독자집권준비론은 또 당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진정한 진보정당의 정체성은 독자 후보를 내거나 미래 어느 시점의 전민항쟁을 준비하는데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독자적’ 진보세력이 전체 국민과 민중의 선두에 서서 반미 반한나라당 전선의 목표 실현을 위해 ‘한나라당 해체 수준의 전민항쟁’을 조직할 수 있느냐이다. 이는 민주노동당의 승패여부를 중심에 둔 ‘소승’ 전술이 아니라 전체 전선의 승리를 위한 ‘대승’ 전술을 일컫는다. 
진보정당의 정체성은 당의 현실을 감안한 조건에서 이러한 반미 반한나라당 전선 문제를 창조적으로 해결하는 데 있지 반보수 투쟁을 강화하거나 사회주의를 위한 투쟁을 전면화 하는 데에 있지 않다. 반미 반한나라당에 이해를 함께하는 세력을 하나로 묶고 거기에 앞장서는 것이 현 시기에 요구되는 당의 ‘정체성’이다. 자주 없이 민주, 통일 없고 자주 민주 통일 없이 사회주의가 없음은 지금까지의 한국변혁운동사 속에서 확증한 진리 아닌가. 이것이 바로 진정한 좌파와 현실적 사회주의자들의 견해인 것이다. 당의 정체성 문제는 보수정당과의 사안별 전술적 공조여부와 관련이 없다. 정체성과 통전 전술은 원칙적으로 무관하다. 

남한 정권문제와 관련해 시야를 넓혀 전국적 판도에서 보면, 6.15시대 남한의 진보정권은 남한만의 독자적 과정을 통해서라 아니라 남북의 자주적 정치역량이 결합되는 지점에서 출현하게 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제 남한의 정권문제는 남한 민중만의 문제가 아니다. 통일의 당사자인 남과 북, 전민족의 절박한 요구인 것이다. 
남한의 정권 문제는 이미 준비된 민족의 변혁 역량이 제국주의 역량을 압도하고 있는 현실 가운데 놓여 있다. 과거와 달리 6.15시대 남한 정권 문제는 먼 미래에 남한에서 실현될 완전한 자주적 민주정부의 문제가 아니다. 6.15시대 남한의 자주적 민주정부 건설 경로는 이전과는 다른 창조적 노정을 예고하고 있다. 
이는 6.15를 파탄 내려는 세력을 민족자주역량이 하나 된 힘으로 제거하고, 또 그 힘으로 ‘낮은 단계 연방통일’을 실현하고 자주적 민주정부를 세우는 길을 여는 문제인 것이다. 
6.15시대인 지금 남북의 변혁 역량을 결합하여 평화구조를 정착시키는 동시에 통일을 단계적으로 실현하는 과제는 당면 현안이다. 이러한 통일 실현 과정이 진보세력의 집권 경로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것이다.

낮은 단계 연방통일을 실현하려면 우선 6.15 지지세력의 집권을 보장하고 계속 성장하여야 한다. 이는 낮은 단계 연방제로 가는 기본 조건이다. 6.15 지지세력의 집권은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집권을 저지하고 ‘반한나라당 6.15 지지 연합전선’이 형성되어야 가능하다. 지방선거가 대선의 전초전이라면, 내년도 대선은 낮은 단계 연방통일로 가는 교두보 확보전인 셈이다. 이러한 내년 대선의 시기적 특성과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반한나라당 전선을 실현하는 것이 진보개혁세력의 대선 승리는 물론, 좀 더 먼 미래의 통일과 자본의 문제를 푸는 가장 현실적 지름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짐작컨대 내년 대선 이후 가까운 미래의 정권교체시기를 경과하면서 가장 현실성 있는 진보정당의 집권형태는 ‘초보적 민족민주전선’에 기초한 진보정당과 중간세력이 갖는 대국민 영향력의 크기만큼 세력을 규합한 ‘공조 기반의 연립정권’일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진보진영이 주도권을 쥔 연립정권 형태일 수도 있다. 물론 이는 노무현 정권이 지난 시기 국면 타개를 위해 주장한 사이비 연정론과는 인연이 없다. 

부언하자면 앞서 분석한 독자집권준비론의 문제는 ‘독자집권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 시기 정세가 요구하는 ‘통전의 대상과 동력’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다. ‘독자집권론’이든 ‘연정’이든, 진보정당의 진정한 정치 실력은 매시기 적을 고립시키고 많은 아군을 전취하는 전술 구사 능력에 있다. ‘선성장 후통전’이 아니라 언제나, 그리고 약할수록 원칙을 견지하면서 반미 반한나라당에 이해관계를 맺는 고리를 찾고 결합하는 능력이 진정한 진보정당의 실력이다. 당면 과제와 투쟁에서 통전의 고리를 찾지 못하는 진보정당이 미래에 성장하면 힘의 우위에 기초해 통전이 가능하다는 논리는 통전의 정신과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통전을 패권적으로 보는 견해이다. 

4. 현 정세와 이론들; 영원한 것은 ‘푸른 생명의 나무’ 

수차례 대선을 치렀지만 내년 대선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한반도 정세 때문이다. 이번만큼 남한의 대통령 선거가 남북은 물론, 동북아 정세에 미치는 영향이 큰 때는 없었던 것 같다. 이는 내년 대선이 ‘제2의 6.15시대’에 치러지기 때문이다. 대선과 대선 이후 시기가 미국과의 정전체제를 끝장내고 가능한 낮은 단계 연방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온 민족이 사활을 걸고 통일 판갈이 투쟁을 벌이는 결정적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결전의 시기에 남한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느냐는 문제는 참으로 중요하다. 지금 미국은 미국이 북과의 10여년 대결에서 후퇴하면서 합의한 ‘9.19공동성명’을 놓고 진퇴양란에 빠져있다. 전진하면 미군이 한반도에서 나가야하고 후퇴하면 자국의 세계지배전략의 핵심인 핵무기와 미사일 확산정책에 정면도전하고 있는 북의 반미반제 핵미사일 확산 저항에 직면하게 된다. 북의 직접 타격도 미국 역사상 처음 있는 안보 문제이지만 시간을 지체하면 통제할 수 없는 반미 핵보유국이 확산되어 미국의 군사지배체제가 무너진다. 미국 군사지배체제의 균열은 미국 일극지배체제의 붕괴뿐 아니라 제국주의 체제 붕괴의 시작을 의미한다. 

북의 핵문제를 미국이 ‘한반도화’하지 않으면 ‘세계화’되며 이는 전적으로 미국의 선택에 달려있다. 북이 9.19성명에 합의한 것은 단순히 자신을 인정해 달라는 데 있지 않고 민족통일과 핵을 맞교환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미국의 고민은 북핵도 문제지만 북의 반미반제 미사일과 핵확산정책이 더 문제라는 데 있다. 네오콘도 미 국방부와 국무부의 강온파도 모두 정책 수립능력과 조정능력을 이미 상실한 채 관성적인 저강도 전술로 연명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이것이 바로 세계의 일극, 최강대국이라는 미국이 한반도에서 처한 현실이다. 

북핵과 미사일문제를 ‘한반도화’하는 데 합의한다는 것은 좁게는 통일 없는 북과의 평화공존을 의미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한반도 평화구조 정착 후 단계적인 미군철수로 통일 한반도의 내일을 스스로 여는 것임을 미국도 잘 알고 있다. 
통일 코리아는 일본뿐 아니라 미국주도의 동북아 세력관계를 전변시키고 중국과 함께 미국에 대항하는 축을 형성하여 미국을 현실적으로 위협하는 반미반제 근거지가 될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지금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포기하고 919성명을 이행하면서 명예퇴장한다면 미국의 위신은 동북아에서 급락하지 않을 수 있다. 9.19성명은 사실 미국에게도 상호존중의 협력을 보장하는 마지막 선택의 기회가 될 것이다.  

지금 시각에도 한반도에서는 북미 대결과 남한 내부 진보개혁과 미국의 대결이 숨 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지금 미국은 남북 변혁역량이 전민족적 차원에서 결합되는 동시에 남한 국민이 대중적으로 결합하는 6.15의 민족성과 대중성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바로 6.15가 9.19 북미평화공존 성명을 ‘한반도 통일성명’으로 만들어 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왜 미국이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북과의 전쟁도 불사하려는지, 얼마나 북의 정권 전복을 갈망하는지를 알 수 있다. 미국이 가장 원하는 것은 당면한 제국주의 핵미사일체제의 위기를 제거하는 것이다. 지금 북을 죽이지 않으면 정차 자기가 죽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전쟁과 정부 전복을 호시탐탄 노리게 만든다. 1994년 클린턴 행정부의 한반도 제한전쟁 시도 역시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에게 우리 민족의 재앙은 안중에도 없다. 현재 전쟁은 불안하게 ‘저지’되고 있다. 북미간 전면전쟁은 미국도 잘 알듯이 기술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북미 모두 공멸일 뿐 아니라 세계대전 없는 ‘세계재앙’을 의미한다. 
 
이런 다양한 전면 전쟁시나리오가 북에 의해 성공적으로 저지된다면, 미국이 전쟁정책과 동시에 추진하는 시도는 다양한 형태의 북 정권 전복시나리오다. 북에 대한 중국의 경제지원 차단을 통한 고립화 시나리오, 반복적 한미군사훈련을 통한 긴장고조와 이를 통한 내부 분열 식도, 인권, 마약, 위조지폐 문제를 활용한 북의 국제 이미지 훼손, 9.19성명 이행의 장애물 조성과 시간 끌기 등 대북적대정책은 그 끝이 없다. 

하지만 이런 모든 시나리오보다 위력한 수단이 바로 미국의 ‘한나라당 집권성공’이다. 미국은 우선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기를 쓰고 6.15를 먼저 차단하려 할 것이다. 6.15 차단 시나리오는 전시상태인 남북관계에서는 의외로 복잡하지 않다. 가장 유력한 것이 서해상 NNL에서 제한전쟁을 도발하고 보수언론과 뉴라이트를 관변 보수세력화해 모든 것을 김영삼 시대로 되돌리는 시나리오다. 남북이 철도로 오가는 것도 중요하고 개성공단도 중요하지만 현 시기 이처럼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릴 군사충동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고 각종 남북합의문을 국회에서 비준, 법제화하는 게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미국은 우선 단계적으로 6.15를 차단하고, 북미대결의 막다른 골목에서 ‘위조지폐 꼼수’가 아니라 남한 정부를 활용해 위기에서 벗어나려 할 것이다. 잘 알다시피 9.19성명과 6.15 실현은 수년에 걸친 긴 시간을 요구하는 일련의 평화 구조화 작업이자 통일 과정이다. 북미대결에서 연속 패배한 미국에게 한나라당 집권은 숨 돌릴 여유와 6자 회담과 9.19성명을 파탄내거나 불구로 만들 기회를 줄 것이다. 또 한나라당을 통해 남북대결상황을 복원하고 최후에는 북 정권 전복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예정대로라면 내년 대선과 그 이듬해 총선은 불과 6개월 간격으로 치러진다. 대선 분위기가 총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만약 현 5.31 구도 아래 대선과 총선이 한나라당 압승으로 끝난다면 민족의 앞날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울 것이다. 진보개혁세력이 분열하여 한나라당에게 압승을 준다면 어렵게 이룩한 615의 기반이 허물어지는 동시에 진보세력의 입지도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한나라당은 집권할 경우 모든 것을 단계적으로 김영삼 시대를 목표로 되돌리려 할 것이다. 공안탄압기구의 부활은 물론, 진보정당에 대한 탄압도 본격화될 것이다. 사학법은 말할 것도 없고 각종 민주적 제도개혁 성과도 후퇴시키려 들 것이다. 한나라당 말대로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고자 할 것이기 때문이다. 

레닌은 괴테를 인용해 “모든 이론은 회색이요, 오직 영원한 것을 저 푸른 생명의 나무”라고 한 바 있다. 노무현 정권과 한나라당 정권의 차이를 교조적으로 보지 말고 살아 움직이는 정세와 현실 속에서 봐야 한다. 중간 보수정당과 한나라당이 모두 친미보수정당으로 똑같다는 인식은 현상과 본질에 대한 오판이다. 
미국의 1차 목표는 수구세력의 집권이다. ‘미국=한나라당’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중간 개혁정권이 등장해도 ‘친미 한나라당화’하는 작업을 진행해왔고 노무현 정권도 예외 없이 성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DJ의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미국의 의도를 벗어나 6.15와 절충식 평화공존형 통일을 지지하는 세력이라는 점에서는 한나라당과 다르다. 
현 정세에서 보수정당들은 6.15 동조세력이냐, 저지세력이냐로 갈라진다. 전선은 보수냐 진보냐가 기준이 아니라 남쪽의 6.15 지지세력의 계속집권이냐 6.15 반대 집권세력의 등장이냐가 기준이다. 이는 단순히 남한 정권 문제가 아니라 숨 가쁜 북미 대결과 통일로 가는 마지막 길목에서 나서는 사활을 건 전민족적 문제이자 동북아 평화실현의 핵심문제의 하나이다. 

단일 연대연합체 문제를 두고 평등파 동지들이 하는 지적 중에 옳은 것이 많다. 그러나 모든 평등파 동지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결정적인 문제가 하나가 있다. 바로 ‘정세관’이다. 통전은 미래의 문제가 아닌 당면한 현실 문제이다. 단일 연대연합체 문제 역시 정세로부터 흘러나온다. 정세관이 흐리면 조직관도 당연히 흐려진다. 오늘의 격동하는 정세를 이해하지 못하면 어떤 조직이 왜 필요한지를 도무지 알 수 없다. 
 
5. 진보개혁세력의 2007대선 승리 없이는 6.15도, 통일도 후퇴한다 

끝으로 왜 현 시기 남한의 통전이 ‘반한나라당 6.15 지지 전선’인지를 알아보겠다. 앞서 언급했듯이 남한통전의 기본전선은 반미 자주를 기본방향으로 하고 민주,통일의 과제를 동시에 병행하는 다소 복잡한 양상을 보이는 전선이다. 그러나 매 시기별 전선의 주 과제는 고정적이지 않다. 매 소여 시기별 정세에 따라 전선의 시기별 중심투쟁고리가 변화할 수 있다.    
현재 남한 통전의 문제에서 중심적으로 고려할 문제는 투쟁의 기본 배합원칙을 지키면서도 소여시기 주공방향을 제대로 찾는 문제로 된다.  다시 말하면 미국이 한반도 통치 위기 해소 전술로 택한 한-미 일체화 전략( 한미FTA, 주한미군전략적 유연성, 한미동맹강화)을 반대하는 독자적 민중투쟁을 강화하면서도 동시에 남한 권력 재편시기 주요전선을 하나로 모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론의 교조적 적용 없이 투쟁의 원칙적 배합과 정세발전의 현실의 요구에 따라 편향 없이 대중의 힘과 지혜를 모아나가는 세밀한 전술구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러면 반미와 계급문제의 배합문제는 뒤로 하고 우선 남한의 계급문제와 민족문제를 해결하는 변혁운동 전선과 전민족적 통일전선을 지향하는 6.15전선이 일시적으로 남한 통전에서도 주과제가 되는 양상을 이해해보자.  

알려진 대로 ‘6.15전선’은 남쪽의 변혁운동 전선이 아니라 민족이 분열된 통일 문제 해결을 위한 전민족 전선이다. 계급문제가 아니고 좌우를 막론하고 민족단합을 위하는 모든 세력이 함께하는 전선이다. 그렇다면 전민족적 6.15전선과 남한의 ‘반한나라당 6.15 전선’은 무엇이 다르고 또 어떻게 같을 수 있는가? 

이는 남한 변혁운동을 위한 ‘민족민주통일전선’의 수준과 내용이 단계적으로 변화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남한 변혁운동 전선의 궁극적 목표나 동력과 대상은 전민족적 통전의 그것들과 분명히 다르다. 남한 변혁운동 전선의 동력과 대상은 사회경제적 제 조건으로부터 자주 민주 통일에 이해관계를 갖는 모든 세력을 포괄한다. 하지만 근본적 이해관계가 일치한다고 변혁 동력이 곧바로 정치세력화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이해관계를 자각하고 정치의식이 일치해야 비로소 동력으로 전화된다. 이는 통일전선의 내용이 대상의 이해관계뿐 아니라 대중의식화 수준과도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통전의 주된 내용은 조성된 정세의 전진을 가로막는 주장애물에도 크게 영향 받는다. 70~80년대 남한의 반파쇼민주전선이나, 전후 유럽의 반파쇼인민전선의 유래나 중국의 반일통일전선을 보면 알 수 있다. 

변혁운동이 깊어간다는 말은 변혁운동의 동력과 실제 현실에서 움직이는 변혁운동 지지세력이 의식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일치해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한 전선운동의 궁극적 목표는 ‘반미구국전선’이며 여기에 모든 민중세력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그러나 현재 반미구국전선을 중심으로 모든 대중을 묶어세울 수는 없다. 국민들의 전체적 의식수준이 아직 그 정도까지 발전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원론적 동력과 실제 정치투쟁의 동력은 일치하지 않는다. 당면 민족민주전선의 통전 목표와 내용도 단계를 두고 변화한다. 

단일연대연합체와 관련해 일각에서 ‘진보대연합’의 성격과 범위를 놓고 이것을 세부적으로 조직 형식적 논의를 중심으로 벌이는 논쟁이 적지 않다.  전선의 동력과 내용에 있어 혼동이 있고 동시에 이론의 현실적용에 있어서는 대중의 의식상태에 대한 판단과 추진주체준비의 정도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되는 조직운동의 기본원칙에 대해 상이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선의 목표인 자주 민주 통일의 기본 강령이 존재하지만, 전선은 스스로 여러 단계를 거쳐 그 수준과 범위를 확대하며 발전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선체 역시 매시기 국민대중의 의식화 수준을 중심에 놓고 낮은 단계에서 높은 단계로 발전해 가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건설 논의가 한창인 단일 연대연합체를 두고 진보진영의 단일전선체인가 아니면 개혁적 중간정당까지 포괄하는 진보개혁세력의 단일전선체인가하는 논란이 있다. 통일전선의  궁극적 목표는 중간보수정당까지를 포괄하며 높은 수준의 목표를 내건 광범한 진보개혁세력의 단일전선체이지만, 조직건설의 입장에서 보면 단시일에 처음부터 이러한 조직적 단결이 실현되기는 매우 어렵다.  그렇다면 현재의 출발은 진보정당과 진보세력이 중심이 되고 가능한 많은 시민세력을 포괄하는 ‘낮은 단계’의 전선체로부터 출발하여 점차로 ‘높고 넓은 범위’의 통전으로 빠르게 나아가는 것이 사업공정이다. 

그렇다면 진보정당과 단일전선조직은 장,단기적으로 무엇을 위하여 투쟁하는가? 장기적으로 보면 이 전선체가 계속 발전하여 종국적으로는 계급문제와 민족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여야 하며 또 미래의 자주적 민주정권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당면해서는 내년 대선에서는 당면목표인 미국의 한나라당 집권과 반615 시도를 분쇄하는 것이다. 즉 민주주의와 통일이 과제인 ‘반한나라당 6.15 전선’에 복무하는 것이다. 남한의 궁극적 전선은 반미 계급전선을 포괄하지만 당면해서는 광범위한 ‘반한나라 6.15지지전선’을 실현하여야 하는 것이다. 전선은 국민대중의 절박한 이해관계를 해결하는 당면주요과제를 해결하는 투쟁을 통해 급성장하며 광범위한 국민대중을 동원하는 군중투쟁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

내년도 대선에서 남쪽 민생 계급문제뿐 아니라 진정한 민생문제의 해결인 한반도 평화체제와 통일강국의 국민적 열망을 주된 이슈로 만들어 가야 한다. 6.15 수호, 평화세력 대 이를 반대하는 한나라당과 배후 미국을 폭로하는 광범위한 전선으로 모든 세력을 갈라 세워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금번 5.31선거 결과는 내년 대선에서 진보개혁세력이 승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예고하고 있다. 진보진영이 전환적으로 사고하지 않고 중간정당의 지리멸렬한 분열상태가 계속되고 노무현 정부의 대미종속화와 실정이 계속된다면 사태는 매우 비관적이다. 

한나라당의 집권을 무조건 저지해야 한다. 그러나 만약 미국과 한나라당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이후 한나라당의 반6.15 남북 긴장고조와 공안정국 회귀책동에 즉각 반격을 가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반미 반한나라당 전선’을 계속 확대 강화해야 한다. 주되게는 대선시기를 단순한 중간정당 승리의 장이 아닌 ‘한나라당 해체’의 장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선거과정 자체가 정권의 획득이자 미국과 한나라당의 사회정치적 지반을 허무는 투쟁이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중심적 투쟁의 칼끝을 돌리지 말고 한나라당으로 집중해야한다. 투쟁의 배합과 주적을 구분하는 준비와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5.31선거처럼 한나라당이 압도적 지지로 집권에 성공하고 연이은 총선에서마저 승리한다면 ‘때늦은 전민항쟁’은 요원하다. 오히려 진보진영은 미국의 공작과 선제 공세 속에서 지난한 투쟁을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의 집권으로 통일에 난관이 조성되면, 진보정당이 독자성장의 길로 가는 것이 아니라 6.15 파탄국면에서 진보와 개혁세력이 함께 위축된다. 진보개혁세력의 각개약진은 반드시 차후 미국의 각개격파 전술에 직면하게 된다. 진보정당은 6.15시대와 함께 출발하였고 성장하고 있다. 만약 미국 의도대로 6.15시대가 차단되고 사회가 일시적으로 보수화된다면 진보정당에게는 다시금 존립자체를 위협받을 역경이 닥칠 수도 있다. 진보정당은 그간의 성과를 자만하지 말고 6.15 위에 존재하는 정당임을 잊지말아야한다. 동시에 단일전선사업이 누구를 위한 사업이 아니라 격동하는 변혁의 시기 바로 진보정당과 사활을 같이하는 스스로의 문제임을 직시해야한다. 그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과의 판갈이 투쟁시기에서 진보정당의 성장과 생사의 운명을 스스로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 

진보와 개혁을 원하는 세력은 모든 세력은 결전을 앞두고 각개약진이 아니라 단결해야 한다. 진보정당 독자성장론은 지금 단결하면 이길 수 있는 길을 두고 멀리 돌아가는 전술이다. 진보와 개혁의 분열, 이것은 미국이 바라는 바이다. 힘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우리 힘을 기르면서 통전을 해야 한다. 통전은 상식이고 싸움의 지혜이다. 

대승의 길은 ‘좁은 문’으로 가는 어려운 결단의 길이다. 소승의 길은 문은 커 보이지만 미래가 어두운 길이다. 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자기 운명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고 그를 개척하는 힘도 우리 자신에게 있다. 굳은 신념을 갖고 민족과 민중의 운명 개척에서 선봉에 서자!

2006년 6월19일 김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