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민보」의 글

 

미국으로부터 당장 북미사일이 발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일부 언론들과 수구세력들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우려의 핵심이유는 북미사일발사가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켜 주변국에 악영향을 미치고 북 스스로도 미국의 압박을 초래하여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점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핵심을 짚어내지 못한 지극히 피상적인 분석에 따른 우려일 뿐이다.

첫째, 지금 6자회담이 난항을 거듭하고 북미대화가 파탄 난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대북적대시정책때문이다.

미국이 9.19공동성명을 진심으로 이행할 의지가 있다면 대북적대시정책을 중지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북에 대해 금융제재와 같은 실질적인 압박을 지금도 가하고 있으며 북을 핵선제공격대상국 1순위에 올려놓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미국이 대화에 나서지 않고 계속 북을 적대시한다면 북도 미국의 공격을 막기 위한 자위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유고 등을 군사적으로 공격할 때 누가 막아주었는가. 중국과 러시아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미국의 군사적 공격을 막을 유일한 길은 군사적인 힘을 기르는 것이다. 북은 지금 그렇게 가고 있을 뿐이다.

즉 누구도 북의 자위적 조치에 대해 시비를 걸 수 없다는 것이다.

군사력이 약했다면 북도 이미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처럼 미군의 미사일세례를 면치 못했을 것이다.

미군이 북을 공격한다는 것은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도 심각한 전쟁에 말려들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런 조건에서는 차라리 북의 군사력이 강해지는 것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된다.

둘째, 북이 미사일발사를 하는 등 군사적 힘을 보여주는 것이 북미관계정상화와 근본적인 한반도평화의 단계로 더 빨리 진입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북의 군사력시위가 단기적으로는 한반도의 긴장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보았을 때에는 오히려 대화를 마련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북이 미국의 금융제재와 같은 압박공세를 묵묵히 감수만 하고 있다면 미국은 더욱 기가 살아 북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일 것이며 급기야는 북에 대한 군사적 공격도 단행하게 될 것이다.

역으로 북의 힘이 강해 함부로 전쟁을 했다가는 미국본토가 박살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되면 미국은 북과의 전쟁을 접고 대화를 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 다른 무기와 달리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미군의 공격을 막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국본토 주요 도시를 타격할 수 있는 대량보복타격무기이다.

북이 이 미사일발사실험을 공개적으로 진행하여 성공시킨다면 사실상 미국은 북에 대한 공격을 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후 남는 것은 대화뿐이다.

1998년 북이 광명성 1호를 발사하자 미국은 제재를 운운하다가도 결국 패리보고서를 통하여 북과의 대화에 돌입하였으며 조명록차수가 미국을 방문하여 클린턴과의 회담을 통하여 조미공동코뮈니케를 발표하게 되었고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이 북을 방문하면서 북미관계가 급격하게 호전되었다.

북이 국제핵확산금지조약 완전탈퇴를 선언하면서 다시 핵활동을 전개하자 부시정권은 부랴부랴 6자회담이라는 것을 만들어 대화에 나왔다. 그리고 2002년 켈리의 방북시 농축우라늄문제가 불거져 6자회담이 난항을 거듭하게 되자 북은 지난해 핵보유선언을 하게 되었다. 물론 당시에는 정세가 약간 긴장되었지만 결국 미국은 지난해말 부시가 친절하게 「미스터 김정일」이라는 호칭까지 사용하는 등 대북적대시정책을 철회하기로 하여 4차 6자회담이 진행되었고 결국 9.19공동성명이 나오게 되었다.

북은 미국이 대화를 저버리고 적대적으로 나올 경우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물리적 후속조치수단을 여러가지 가지고 있다.

인공위성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 인공위성발사체 및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반미반제국가에 수출, 핵시험 등 다양한 대미압박조치를 구사할 수가 있다.

미국은 이중 어느 하나라도 막지 못한다면 그 위신은 추락하게 되고 세계 경찰국의 패권을 잃게 된다. 결국 미국은 전쟁이냐, 대화냐 양단간의 결단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미 미국본토를 타격할 핵과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북과 전쟁을 하는 것이 미국에게는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북의 미사일발사와 같은 물리적 조치는 미국을 9.19공동성명이행을 위한 대화의 장에 끌어들이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북이 미국의 제재와 압박에도 이런 반격을 가하지 않고 당하기만 한다면 미국의 대북압박은 더욱 강해질 것이고 북핵문제는 더욱더 꼬여갈 수 있으며 미국의 시간끌기작전에 의해 한반도는 계속 북미대결의 위험속에 헤매게 될 수도 있다.

한국입장에서 이는 최악의 상황이다.

정말 미국이 북의 미사일시험발사이건, 인공위성발사이건 물리적 조치를 막고자 한다면 금융제재를 푸는 등 대북적대시정책을 중단하고 6자회담을 진행할 수 있는 분위기와 여건을 마련하는 길뿐이라고 판단된다.

(이창기 자주민보 기자  6월 16일)